취미는 커피/카페

큐그레이더의 커피 맛은 어떨까! 카페, 남산아래

멀랜다 2019. 3. 3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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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라떼 한 잔 주세요"


신선한 에스프레소가 우유 위에 살며시 올라와 있다. 우유 위의 에스프레소는 천천히 우유에 섞인다. 우유에 스며드는 에스프레소가 묵직해 보인다.


달콤하고 고소하다. 찬 우유 속에서도 커피 향이 살아있다. 우유와 커피가 적절하게 어울림에 부족함이 없다.


예사롭지 않은 맛이다.


카페라떼의 원두는 브라질과 콜롬비아를 블랜딩한 커피였다. 브라질은 70%, 콜롬비아 30%, 로스팅 정도는 시티. 블랜딩 정보도, 로스팅 포인트도, 커피 라벨에 모두 공개되어 있다. 2종류의 블랜딩이 더 있었는데, 이 또한 블랜딩 원두와 비율 그리고 로스팅 포인트 모두가 보기 좋게 표시되어 있다.


이 자신감은 뭘까.


간혹 블랜딩 비율을 영업비밀이라도 되는 것처럼 숨기는 카페가 있다. 블랜딩 원두 종류만 물어봐도 얼굴빛이 달라지는 카페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블랜딩 비율과 로스팅 포인트를 공개한다고 해도 그 맛을 내기는 쉽지 않다. 공개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 


변수가 많아 재현이 어렵다고 해도 커피 라벨에 이렇게 자세하게 표시해 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마치 "따라 할 테면 따라 해봐"라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느낌이다.


커피를 마시며 매장을 둘러보다 그 자신감의 근원을 알 수 있었다. 바로 큐그레이더 인증서.






큐그레이더 인증서가 나란히 아래로 붙어있었는데, 모두 이름이 달랐다. 이 카페의 큐그레이더는 3명이라고 한다. 이 작은 매장에서 큐그레이더 3명이라니.


큐그레이더는 커피 관련 자격증 중에서도 가장 획득하기 어려운 자격증 중 하나다. 자격시험만 3일에 걸쳐 봐야하고, 시험을 봐야하는 과목도 많다. 또 한 번의 시험으로 자격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고, 3년마다 재시험을 통해 갱신해야 한다. 그리고 그 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자격증이 있어야 커피를 맛있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큐그레이더를 통해 익힌 향미 분석과 설계를 통한 커피는 쉽게 무시할만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카페, 남산아래는 로스터리 카페다. 큐그레이더가 운영하는 카페라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생두는 로스팅을 통해 맛과 향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매장 홀의 절반은 로스팅 머신이 차지하고 있다. 1대도 아닌 2대의 머신. 작은 용량의 머신 하나, 그리고 큰 용량의 머신 하나, 특이한 구성이다. 커피 용량별로 다른 로스팅 머신을 사용한다고 한다.


매장에서 로스팅을 하는 원두는 신선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원두를 사용하고, 블랜딩을 잘 하고, 원두에 맞게 잘 볶아도 신선하지 않은 커피는 맛이 없다.


매장에서 로스팅을 하는 경우 생두부터 로스팅 그리고 사용기간까지 컨트롤 할 수 있기 때문에 커피의 맛을 유지하기에 유리하다. 주문한 커피에서 느껴졌던 묵직하게 올라와 있던 에스프레소는 이 신선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카페, 남산아래의 사장님은 직장인처럼 근무한다. 평일에는 오후 6시 30분이면 문을 닫고, 주말에는 문을 열지 않고 쉰다. 좀처럼 보기 드문 패턴의 영업시간을 가진 카페다.


방문 하려거든 꼭, 필히, 평일 낮에 가야한다는 사실.








 

매장 위치는 더욱 애매하다. 명동역에서 BOSE AS센터를 찾아가다보면 언덕 아래에서 만날 수 있다. 매장을 찾아가기 보다는 BOSE 서비스센터를 찾아가는 게 쉬울 수 있다. 실제로 보스 BOSE 서비스 센터를 찾아가다 많이 들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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