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취미는 독서/책읽기 24

유럽의 시간을 걷다.

유럽을 알고 유럽을 만나는 길 파리 노트르담 성당 앞. 웅장한 석조 건물이 늦은 오후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아름답다. "오, 아름답다. 역시 유럽" "사진 찍자" 멋진 건물을 감상하고, 사진찍고, 이제 이동이다. 이탈리아 피렌체 두오모 성당. 역시 스케일 큰 석조 건물이 멋지다. "역시 유럽은 돌로만든 성당이지" "파리에서 봤던 거랑 뭐가 다르지 않냐? 건축 양식이 조금 다른거 같은데" "몰라. 그래도 둘다 멋지다" 유홍준의 나의문화유산답사기가 처음 나왔을 때, 가장 놀라웠던 건 스쳐지나며 봤던 일상적인 문화재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흔한 남도 유적지 답사도 유홍준과 함께라면 그 의미가 더욱 깊어지고 알찬 여행이 되었다. 문화유산답사기를 읽기 전과 후는 여행의 질이 달라졌다는 것은 그 책..

일상에서 행복 찾기

내일을 준비하는 삶.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을 준비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아름답다. 하루 하루를 아끼며 시간을 쪼개 열심히 생활하며 내일을 준비하면 행복이 한 발 앞으로 다가온듯 해 오늘을 웃음짓게 한다. 하지만 내일을 준비하는 혹은 내일을 대비하는 오늘이 너무 고달프다면 오늘 짓는 웃음의 의미가 달라진다. 내일의 희망을 위해 오늘을 저당잡히는 쓴웃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낸다면 오늘 하루는 고통이다. 이쯤되면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 내일이 행복하려면 오늘이 행복해야 한다. 지금 가진 것으로 행복을 느끼지 못하면 내일 또 다른 무언가가 채워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기쁨으로 다가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행복해야지 내일의 행복을 만들기 위해서 오늘을 죽어라 희생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

명견만리.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

아케이드로 만들어진 시장은 투명한 지붕 덕분에 겨울에는 따사로운 햇볕이 들고 여름에도 비 맞을 걱정 없이 쾌적한 쇼핑을 할 수 있다. 시장에는 곡식, 육류, 채소 등의 식재로부터 평면TV, 노트북, 휴대전화와 같은 전자제품, 잡화까지 온갖 물건들이 있다. 해외 상품들도 판매되고 있다. 수입산 시계, 스위스 커피와 한국 신라면도 보인다. 매대마다 카드 결제기가 놓여 있다.피자나 햄버거를 파는 가게도 눈에 띤다. 전화 한 통이면 배달도 바로 해준다. 그런가 하면 애완용품, 태양열 전지패널, 자전거 가게도 보이고, 손세차장도 있다. 시장은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고, 여기저기 호객하고 흥정하는 소리로 시끌벅적하다. 이곳이 어디일까? 바로 북한의 자생적 시장인 장마당의 풍경이다. 생전 들어보지..

만족하는 직업 찾기 프로젝트 - 인생학교 일, 로먼 크르즈나릭

만족하는 직업 찾기 프로젝트 아침 해가 뜬다. 아니, 아직 해가 뜨기 전이다. 아침 해가 뜨기 전 일어나서 세수하고, 아침을 거르고 겨우 버스와 전철에 몸을 싣고 어디론가 나선다. 그 어디론가가 인천공항이라면 버스, 전철을 타는 행동에 '겨우'라는 부사는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눈을 겨우 떴더라도, 심지어 세수를 하지 못하고 급하게 집을 나섰더라도 감정은 이미 충만함에 이르렀을 테니까 말이다. 겨우 나선 그 어디는 바로 직장이다. 겨우 하루를 시작하고, 겨우 하루를 마감하고, 또 겨우 겨우 또 다른 하루를 살아가는 삶, 이게 우리 직장인 대부분의 삶이다. 우리는 왜 이렇게 직장에서의 일이 힘든걸까? 또 왜 우리가 선택한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는 걸까? 겨우 하루를 살아내는 우리는 몸에 맞지 않은 꽉..

공짜로 즐기는 세상. 김민식.

세상을 공짜로 즐기는 노하우 대 방출 시간과 돈은 대략 반비례 관계에 있다. 시간이 많으면 돈이 없고, 돈을 있으면 시간이 없다. 회사에 다니면 통장을 스쳐나가는 유령같은 돈이라도 있지만, 백수가 되면 그 유령같은 존재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 대신 백수는 하루 24시간 홀로 무한히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돈을 선택할 것인가! 시간을 선택할 것인가! 이런 극단의 선택은 몸과 정신 건강에 좋지않다. 방랑끼가 다분히 많은 자유로운 영혼에게나 가능한 상급 선택이다. 그러면 현실적인 선택. 1. 영혼까지 탈탈 털리더라도 많은 돈을 벌 것인가! 2.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벌 것인가! 빨간약을 선택할 것인가! 파란약을 선택할 것인가! 2번을 선택했다면 적어도 세상을 즐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된 사람이다. 이정..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김현철

불안해도 괜찮아. 우리는 불안하다. 알라딘에 '불안'을 검색해 보면 관련 책이 꽤 있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 김현철의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그리고 검색되는 많은 책. 우리가 불안과 함께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불안을 일으키는 가장 많은 원인은 뭘까? 저자는 임상으로 얻은 통계 결과를 밝힌다. 1위- 배우자 혹은 연인에 대한 의심, 2위- 소위 '부적절한 관계' 속 애인에 대한 의심, 3위- 배우자 혹은 부적절한 관계 속 애인을 향한 서운함과 분노. 1위부터 3위의 공통된 불안 원인은 바로 사랑받을 자격에 대한 의구심이다. 사랑받을 자격에 대한 의구심은 인간을 유아기로 퇴행시킨다. 그리고 근본적인 불안과 마주하게 한다. 엄마에게 버려질 것 같은 유아기의 불안이 어른이 된 후 사랑하는 관계 속에서 다..

세상을 여행하는 방랑자를 위한 안내서

'세상을 여행하는..' 시리즈는 묘한 맛이 있다. 후룩후룩 먹을 수 있는 국수와 같지만, 그 국수 면발 한 가닥 한 가닥에 단단한 맛이 들어있는 느낌이랄까. 국수 같은 가는 글에 단단함으로 꽉꽉 채워진 문장이 읽기 좋게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책 또한 몇 자 안되는 텍스트가 책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구성이다. 텍스트 보다 여백이 많은 책. 세상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와 같은 구성. 그 노란책(세상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을 덮고 다시 이 초록책을 집어들 줄이야. 이러다가 빨간책(세상을 여행하다 다친 부상자를 위한 안내서)도 읽고 있을지 모르겠다. 건강하다는 건 하면 된다는 의지나 각오보다 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깨닫는 것. P. 53 진정한 어른은 사회가 페르소나로만 살기를 ..

세상을 여행하는 초심자를 위한 안내서

정신과 의사 김현철이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MBC 라디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에 출현하면서 부터다. 김어준이 말하는 무학의 통찰을 배운사람의 이론으로 친절하게 설명해준 것. 나름 쓸만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여러 의혹속에서 방송이 개편되고 그의 방송 활동도 의도치 않게 마감했다. 하지만 이후 무한도전에 출연할줄 누가 알았을까. 무한도전에 출연한 그는 한동안 무한도전 정신과 의사로 유명해진다. '정신과의사 김현철'을 검색하면 '무한도전 정신과의사'가 지금도 연관 검색어로 나온다. 최근에는 배우 유아인 관련 SNS로 네티즌의 손가락질을 받은 것으로 더 유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가 날린 트윗을 보면 비난을 위한 것이 아니고 조언해주기 위함이라는 의도로 파악되지만 유아인의 팬들과 일련의 과정을 지켜..

소설의 첫 문장 : 다시 사는 삶을 위하여

소설의 첫 문장 : 다시 사는 삶을 위하여 김정선, 유유출판, 2016 모든 존재에는 시작이 있다. 시작이 있어야 다음이 있다. 시작이 있어야 존재하게 되고, 그 존재는 다음과 연결돼 의미가 된다. 작가가 온전히 창작하는 소설의 영역에도 시작이 있다. 소설의 시작 첫 문장. 그 첫 문장은 전체 서사를 시작하는 기초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작가는 한 편의 탄탄한 소설을 위해 첫 문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소설 '칼의 노래'에서 김훈 작가가 첫 문장을 장고 끝에 결정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로 할지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로 할지 오래 고민했는데 '꽃이 피었다'를 선택했다고. 이후 소설 문장은 '꽃피는 숲에 저녁노을이 비치..

작가 조정래의 열정을 만나다 - 황홀한 글감옥

황홀한 글감옥, 조정래 지음, 시사인북 태백산맥 마지막 10권을 덥자마자 벌교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다음 날 가장 빨리 있는 기차를 타고 무작정 벌교에 갔다. 벌교역에 내린 후 동네를 천천히 걸으며 소설 태백산맥의 곳곳을 더듬었다. 놀랍게도 처음 가본 곳이었음에도 낯설지가 않았다. 소설 속에 푹 빠져서 내리 읽어낸 후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상태의 감정 때문이었을까. '홍교'위에 김범우가 서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후로도 한동안 태백산맥의 여운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감정은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있다. 소설을 쓴 작가도 그 소설에서 한동안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대하소설 3편을 20년동안 집필했으니 작가 조정래는 20년 그 이상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