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여행/여행이야기

베스비 여행 - 베스비 타고 양평까지

멀랜다 2018. 7. 31. 23:28
반응형


좀 더 멀리, 진짜 여행다운 여행을 떠나보기로 한다. 목적지는 양평.


팔당에서 이어지는 옛 기차길을 달려보고, 좀 더가 양평까지. 일단 무작적 달려보고, 돌아오는 길은 전철을 이용하기로 한다.


출발은 용산역. 용산역에서 양평역까지 자전거길로 60km정도가 나온다. 베스비 모드3으로 갈 수 있는 거리보다 10km정도 오버된 거리다. 매일 계속되는 폭염이다. 잘못하면 자전거타다 탈진하기 딱 좋은 날씨다.


베스비 모드2를 적절히 활용하면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양평을 목적지로. 


용산역에서 시작해 중앙선을 따라가는 또 다른 이유. 혹시라도 배터리가 아웃되면 가장 가까운 전철역에서 중앙선 전철을 타고 돌아오면 되기 때문이다. 나름 효율적인 작전.


'미안하다 베스비. 내가 널 믿지 못하겠다'


그래 베스비 널 한 번 믿어본다. 

그래도 이 불안은 뭐지. 날이 너무 덥다.


주말 아침 용산역은 용산역은 분주하다.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 어디에선가 떠나온 사람, 그리고 이 더운 날씨에 자전거 타려고 하는 사람들. 나를 포함해서 몇몇 있다.







용산역에서 포즈 한 번  취해주고, 출발~


용산역에서 한강 자전거길까지 가는 길은 모드0으로. 저단 기어로 저속으로 움직이는데 나름 출발이 경쾌하다. MTB에서 느껴지는 굼뜬 출발이 없다. 아마 미니벨로의 특성인듯


용산역이 좋은 점은 한강과 가깝다는 것. 길따라 서서히 한강 방향으로 가면 금새 자전거도로에 도착한다. 


이제 본격 출발준비. 속도 비교와 거리측정 등을 위해서 가민을 같이 준비했다. 가민은 엣지 520. 속도 센서와 케이던스 센서를 모두 부착했지만, 테스트 결과 속도가 너무 오버돼서 나와 속도 센서는 끄고 GPS로만 운행하기로 한다. 편차는 있겠지만 이게 더 정확하다는 판단. 이제 진짜 출발이다. 출발은 모드2.


전기모터 모드를 켜고 출발 페달링을 하면 1~2초 이후에 전기모터가 가동되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자전거가 튀어나가는 느낌이 있었는데 몇번 해보니 금새 적응.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모드2는 평속으로 주행하기에 좋다. 모터 작동 속도가 22km정도 되는 것 같은데, 기어 7단중에서 5단 기어 정도로 놓고 70~80RPM정도로 주행할 수 있다. 모드2에서 70~80RPM 정속주행 했을 때 자전거 속도는 25km이상 나왔다. 모터와 페달링 힘이 바퀴에 같이 전달 되어 속도가 올라가는 것 같다.







추월이 가볍다


오늘도 어김없이 비슷한 평속의 라이더가 앞에 나타난다. 자전거를 타면서 가장 애매한 상황. 내가 추월하면 금새 다시 따라붙고, 좀 지치면 날 추월할 라이더. 계속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관계. 이게 은근 거슬린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서로 불편하다. 추월하면 오버페이스고, 따라가면 페이스를 유지하기 어려운 미묘한 저속이다.


원치않은 불편한 그룹라이딩을 탈출하기 위해 동작단계를 모드3로 올린다. 모드3로 올리면 바로 체감되고 속도가 붙는다. 속도 유지와 RPM유지를 위해 기어를 7단까지 올려준다. 


모드3와 페달링을 잘 조합하면 29~30km정도의 속도가 나온다. 순간 가속력 합격. 비슷한 속도의 껄꺼러운 라이더를 모드 한 단계 올려 여유롭게 추월한다.


거리를 벌리기 위해 모드3으로 한참 달려주며 추월 모드 마무리. 




추월 당함. 그룹라이딩과 만남


"지나갑니다"

60km라는 거리 정복을 위해 다시 모드2로 전환. 응봉역 근처를 샤방샤방하게 달리는데,


"지나갑니다"라는 소리가 들린다.

"네~" 지나가세요.


원하던 상황이다. 하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단 추월을 허용한 뒤 따라 붙기로 한다. 그룹라이딩에 낄 생각은 없지만 전기모터가 있으니깐 따라 붙어 보기로 한다.


지나가는 그룹이 속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 왠지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꼬리를 물어버리겠다'는 마음으로 따라가보기로 한다. 


그룹이 모두 나를 스쳐 지나는 것을 확인 한 후 모드3으로 변경. 동시에 기어를 7단으로 변경하고 힘차게 페달링한다. 속도가 올라오고 모터의 힘과 적절한 페달링으로 따라간다.


확실히 로드가 빠르다. 하.지.만. 한참을 달리다보니 거리가 유지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꼬리가 잡힌다. 어떻게 된 걸까? 아무리 전기자전거라고 하더라도 20인치 바퀴가 로드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이게 재밌는 현상이다. 전기자전거는 속도 유지가 탁월하다. 전기모터와 라이더의 힘으로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라이더가 힘을 덜 써도 된다. 모드3에서 7단기어로 70~80RPM을 유지하면 속도가 줄지 않고 일정 속도가 유지된다. 로드 그룹은 속도가 줄어드는 타이밍이 있다. 지속적으로 치고 나갈 수만 없다. 로드 그룹이 속도가 줄어드는 타이밍에 전기자전거가 평속을 유지하기 때문에 간격이 좁혀진다. 전기모터와 페달링은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역시 지속성이 좋다. 







깔딱고개 정복


이제는 언덕이다. 한강에서 흔치 않은 깔딱고개. 강 북쪽을 따라 양평방향으로 가다보면 구리를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제법 높은 고개가 나온다. 어느 방향에서 올라도 제법 높기 때문에 많은 라이더가 끌바해야하는 깔딱고개.


깔딱고개 진입 전 미리 모드3으로 변경하고, 기어를 3단으로 낮춘다. 언덕에서 높은 기어를 선택하면 속도가 줄었을 때 페달링이 어렵게 된다. 페달링을 멈추면 모터도 멈추고, 결국 자전거도 멈춘다. 그래서 낮은 기어를 선택해 속도가 줄어도 페달링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PSA방식 전기자전거 라이딩 노하우라고 할까.


끌바로 올랐던 언덕도 자연스럽게 올랐다. 부드럽게 오르는 기술(?)을 익히는데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어렵지 않게 적응 한 후 더이상 언덕은 문제되지 않았다.


전기자전거의 장점 중 하나다. 멀리 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언덕을 쉽게 오를 수 있다는 점. 언덕을 힘들이지 않고 쉽게 오른다는 것은 분명 모두가 부러워 할만한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여행 다운 한강 풍경


덥지만 그래도 힘이 덜 들어 한강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도 찍고. 경치도 감상하고. 터널속에서 여유도 부려보고.










마지막 목적지 양평.


양평역 도착. 




배터리는 1칸 남았다. 모드2를 주로 사용하고, 추월이나 언덕에서 모드3를 사용한 결과다. 베스비 스펙을 보면 모드1에서 90km, 모드2에서 70km, 모드3에서 50km 정도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75kg, 60rpm, 25km/h 기준). 용산에서 양평까지 자전거 주행거리를 계산해 보면 업체에서 공개한 스펙과 거의 일치한다.


모드 선택에 따른 적절한 운행을 한다면 거의 100km 운행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목적지에 도달해서 기분좋게 전철로 점프한다. 자전거 무게가 철티비 정도이기 때문에 걱정아닌 걱정을 했지만, 경사로 덕분에 무사히 전철 플랫폼 진입.


무게는 해결해야 할 숙제인 것으로 보인다. 허브와 배터리 무게를 생각하면 19kg도 놀랍지만 5kg정도만 감량해준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베스비 카본 버전이 17.5kg이니깐 좀 더 감량해서 15kg 전후가 된다면 최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위 속 라이딩


가민 데이터를 보면 최고 온도가 거의 40도에 가깝게 나온다. 폭염 경보가 나올정도로 더운 날씨가 지속되는 한 가운데 있었다. 이 더운 날에 자전거를 타면 어떤 기분일지는 자전거 좀 타본 사람은 모르지 않을 일이다. '전기자전거는 라이더의 힘이 조금 덜 들어가니 좀 괜찮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실제 타보니 전기자전거는 더위에 작은 힘이 되어 주었다. 시승으로 대여받은 자전거라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지난 여름에 한낮 라이딩에 탈진할 정도로 자전거길에서 오아시스(자전거길 노점)를 찾아 헤매던 그 기분이랑은 달랐다고 하면 이해가 될까.


자전거를 타면 바람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쓰는 에너지가 줄어들고 바람을 가르는 속도가 있으니 선풍기 바람에 몸을 식히는 느낌이었다. 흔히 말하는 공냉식이다. 통상 라이딩은 바람을 느끼기 위해서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해서 몸이 더 뜨거워 지는데 비해 전기자전거는 모터의 힘에 더 비중을 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엔진(다리) 능력에 따라 편차가 있겠지만, 엔진 성능이 현저하게 딸리는 내가 생각하는 큰 장점 중 하나였다.


고맙다. 베스비.




가민 데이타





이동거리는 66km(gps 측정). 평균 이동속도는 20~22kph 정도. 가민 엣지와 피닉스로 동시에 테스트 했는데 실제 속도가 이정도로 기록되어 있다. 실제 가민 화면에 나오는 속도는 시속 23~26km 정도를 유지한 데이터 기록이다.


최고 온도가 섭씨 41도. 데이터 보고 가장 놀랜 부분. 위에서 더위 속에서 시원하게 달릴 수 있었고 했는데, 실제 편의점에서 그늘에 앉아 쉬는 것 보다 달리는게 더 시원했다. 





베스비의 V


BESV의 마지막 "V"는 "Vision"이라고 한다. (Beautiful, Ecology, Smart, Vison을 첫 자를 따서 "BESV"라고 한다.)


비전. 베스비를 만든 회사는 어떤 비전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일까.


전기자전거는 보통 사람들에게 더 멀리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체력적 한계로 부담으로 느낄 수 밖에 없던 거리를 전기의 힘을 빌려 갈 수 있게 한다. 자전거 여행을 꿈도 꾸지 못한 저질 체력에게도 여행이라 할 수 있을만한 거리, 도심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또 달리는 목적에서 적당한 부분을 즐기는 부분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달리다보면 힘이 들어 주변을 둘러 볼 기회도 없이 지나치게 마련인 풍경속에 잠시 머물 수 있었다. 전기의 힘과 나의 힘이 적절히 나눠 함께 나가니 가능한 일이다. 자전거에 감히 여행이라는 말을 아무나 붙일 수 있게 하는, 희망이 되어 줄 것으로 보인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게 그들의 비전이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해 본다. 




에필로그.


전기자동차 테슬라가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전기였다. 하지만 전기 생산은 원자력과 화력 발전의 비중이 높아 친환경이라니는 말과 어울리기 어렵다. 그렇다면 테슬라가 세상의 관심을 끌고 친환경적인 이슈를 끌고 나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태양광 발전에 있다. 테슬라의 꿈은 집집마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자연으로부터 전기를 얻고자 한다. 자동차의 동력을 완전한 자연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번 라이딩 중 재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구리 자전거 정류장에 휴대폰 충전 부스가 있었는데 이 부스가 특이한게 전력원이 태양광이었다. 부스 위쪽에 태양광 패널이 있고, 여기에서 모은 전기를 휴대폰 충전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문득 든 생각. 전기자전거 또한 이렇게 충전할 수 있지 않을까? 급속 충전 장치가 발전하고, 태양광 시설이 확충된다면 자연을 이용한 천연 전기가 전기자전거를 통해 이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를 앞서간 생각속의 상상이지만. 즐거운 상상이다. 배터리 걱정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면, 전기자전거 이용도 확대되고, 많이 사람이 더 멀리 자전거 여행을 떠나볼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전기자동차보다 전기자전거의 시대가 열릴지도 모르겠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