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독서/밑줄긋기

감정의 성장. 김녹두.

멀랜다 2020. 2. 12. 09:44
반응형



이 책은 한 마디로 마음 사용 설명서이다. 스스로의 삶을 잘 다스리고 가꾸기 위해서는 마음을 잘 관리해야 한다. 마음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야 한다. 자신의 마음을 잘 아는 것은 자기이해이다. 자기이해를 통해 스스로의 마음을 잘 가꾸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 사용 설명서라고 할 수 있다.


정신과 의사로서 쌓아온 오랜 임상 경험, 그리고 작가가 만난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스스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는 느낌이든다. 어렵지 않고,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행동이나 신체적인 현상, 생각에 집중할 뿐 그 이면 감정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이것이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며 그 해결을 어렵게 합니다. 의식에서 멀어질수록 감정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력은 더욱 강렬해집니다. 따라서 행동이나 생각 등의 배후에 있는 감정을 읽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감정에 한 발짝 다가서는 것이 자기 이해의 핵심입니다.

.

.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그 감정을 극복하는 것, 그 감정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처받은 감정의 치유는 어느 순간에 지우개로 지워지듯 감정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옷에 물든 잉크가 점차 옅어져가는 것과 같습니다.

.

.

어린 시절의 상처는 모든 사람에게 불가피한 것입니다. 상처나 고통 자체가 문제가라기보다는 그런 고통스러운 감정을 희석하고 치유할 기회와 경험이 부족했던 것이 문제입니다.

.

.

매  순간 자신을 관찰하고 자신과 대화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노력을 해야 하지만 일단 자기와의 대화가 습관이 되고 나면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것이 됩니다.

.

.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마음이라는 그릇에 쌓인 감정을 비워내는 것과 같습니다. 창문을 열고 방 안의 탁한 공기를 환기하는 것, 금세 터질 듯 빵빵한 풍선에서 바람을 빼주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

.

정신 치료에서 자신의 문제의 원인을 아는 것을 통찰이라고 합니다. 그녀의 경우 반복해서 느껴왔던 비참함과 분노가 어린 시절 어머니의 불안정한 보살핌에서 기인한 감정이라는 것을 알게되는 것이 통찰입니다. 흔히 영화에서는 '아하!'하는 벼락같은 깨달음으로 한 번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듯 그려지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깨달아도 고통은 끝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깨달음의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깨달음을 더욱 굳건히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것을 훈습이라고 합니다. 핵심감정이 반복해서 올라오고 그 감정에 따라 생각과 행동이 습관대로 흘러가려고 할 때마다 '아, 이것이 내 마음의 습관이구나'라고 반복해서 깨다는 것이 바로 훈습입니다.

.

.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은 사실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말입니다. 스트레스라고 표현하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불안, 화, 분노 같은 감정들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것은 마음속에 일어나는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느끼지 않으려고 억누르고 있다는 뜻으로 이것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마음에 일어난 이들 감정은 조정이 필요한 내적, 외적 위험이 발생했다는 신호입니다. 그런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이 비상 신호를 외면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심각한 지경에 이를 수 있습니다.

.

.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한 사람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생기는 기쁨과 열정, 고통과 분노, 미움과 용서, 헌신과 책임을 피하지 않고 기꺼이 짏어지는 것입니다. 나무가 사계절을 반복하는 동안 아이테를 만들어가며 성장하듯이 관계 안에서 사랑, 미움, 화해, 용서, 이해 등 이 시간과 함께 켜켜이 쌓이면서 관계는 깊어지고 단단해집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