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미세먼지가 자욱하더니 며칠 잠깐 미세먼지가 해소되었다고 한다. 비만 오지 않으면, 아니 비가 조금 오더라도 자전거를 타야하는 자덕들에겐 미세먼지는 가장 큰 적이다.
오랫만에 미세먼지가 보통이다. '좋음'도 아니고 '보통'이라는 말에도 가슴은 콩닥콩닥 거린다. 벚꽃 시즌에 자전거를 탈 수 있다는 생각에 말이다.
무작정 자전거를 끌고 나온다.
가민을 찾아 장착하고, 전원 버튼을 누르는데 이 녀석이 반응이 없다. 화면도 깜깜이고, 7개나 되는 버튼을 순서대로 무작위로 눌러봐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배터리가 아예 없는 핸드폰 같은 반응이다.
한 마디로 "벽돌"
가민 AS는 외국으로 보내야 한다는데... 이런, 폭망이다. 봄이고, 벚꽃이 핀 공기 좋은 날에, 미세먼지 500000을 넘는 암흑같은 마음이 덥쳐온다.
위기에는 검색이라고 했던가. 바로 검색에 들어간다. 자전거 눕혀놓고, 한 손엔 가민을, 한 손엔 스마트폰을, 난 쫄쫄이를 입고 있었고, 지나가는 사람은 흘깃 쳐다보는 것 같고...... 자전거 쫄쫄이는 안장에 오르면 민망함은 편리함으로 바뀌지만 안장과 분리된 쫄쫄이는 민망함 그 자체이다. 민망함에 황당함에 검색도 잘 안 된다.
'가민 엣지 전원 불량' '가민 엣지 전원 먹통' '가민 엣지 전원이 안 켜져요'...
무작위 검색어 입력에는 갤럭시 엣지가 검색으로 튀어나오는 기이함(#갤럭시와 가민을 구별 못하는 네이버 실망). 진정 이런 벽돌이 되는 상황은 내가 처음이라는 말인가. 한 번도 떨어뜨린 적도 없는데.
검색에 소질이 없어 고전하던 중...
드디어 검색에 걸려 나온다. 와우~
해결 방법은 간단했다. 버튼 5개를 동시에 누르면 됐다.
반가움 반, 허무함 반, '가민 엣지 전원 안 켜짐'이라고 검색하면 되었을 것을. 쫄쫄이 입은 민망한 패션으로 벚꽃 나들이 나온 사람들 눈을 버려 놓다니.
쫄쫄이 입고 스마트폰 검색에 매달려야하는 라이더를 위해 공유한다.
# 가민 엣지 520 전원 안 켜지는 현상 해결 방법
1. 충전 케이블에 가민 엣지 520을 연결한다.
(하라는 대로 했을 뿐 원인은 모르겠다)
2. 양 옆 버튼 5개(왼쪽 3개, 오른쪽 2개)를 동시에 누른다.
3. 5초 정도 계속 누른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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