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통이 들려주는 대체로 우습고, 때때로 찡한 이야기 도서관에 강의하러 오신 선생님께서 여행 취재 이야기를 하면서 들려준 이야기다. 실화다. 어느 외딴 곳에 할머니 한 분이 살고 계셨다. 할머니 나이는 여든이 넘었다. 할머니는 열일곱에 시집가 그 산골에서 평생 사셨다. 밭을 일구고, 시부모님 모시고, 아이들을 키우셨다. 성실, 보람, 열심 등 좋은 감정이 들게 한 단어들이 가슴을 스친다. 할머니의 시부모님, 할머니가 키우신 아이들 그리고 나의 눈에도 별 탈 없이 무난해 보이는 삶이다. 하지만 할머니는 시집간 후 평생 집 밖으로 외출하신 게 일곱 번이 되지 않는다. 스무 살이 안 된 나이에 시집가서 60년 넘게 살면서 집 밖 외출이 7일이 안 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이정도 되면 성실, 보람, 열심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