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글감옥, 조정래 지음, 시사인북 태백산맥 마지막 10권을 덥자마자 벌교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다음 날 가장 빨리 있는 기차를 타고 무작정 벌교에 갔다. 벌교역에 내린 후 동네를 천천히 걸으며 소설 태백산맥의 곳곳을 더듬었다. 놀랍게도 처음 가본 곳이었음에도 낯설지가 않았다. 소설 속에 푹 빠져서 내리 읽어낸 후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상태의 감정 때문이었을까. '홍교'위에 김범우가 서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후로도 한동안 태백산맥의 여운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 감정은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있다. 소설을 쓴 작가도 그 소설에서 한동안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대하소설 3편을 20년동안 집필했으니 작가 조정래는 20년 그 이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