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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그리고 어느 아침. 베란다 한 쪽에 있는 커피 나무에 평소에 보지 못했던 낯선 무언가가 있다. 새똥인가 솜털인가 먼지인가 생각하면서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니 커피 꽃이다. 사진에서나 봤던 커피 꽃. 커피 벨트에서만 자란다는 그 커피 꽃이 우리 집 베란다에서 활짝 피었다.
꽃은 6년만에 피었다. 있는 듯 없는 듯 늘 그 자리에 있었던 커피나무가 마침내 꽃을 피운 것이다. 수년간 존재감 없이 자리를 채우던 녀석이 이제 온통 관심 집중의 대상이 되었다. 꽃 한 송이 피웠을 뿐인데 존재 자체가 달라졌다.
커피나무는 꽃눈에서 꽃이 피기까지 보통 2~3개월이 걸린다. 꽃이 핀 이후 2~3일 지나면 수분이 되고 꽃이 진다. 커피 꽃 수분은 대부분 바람에 의해 이루어진다. 베란다 환경에서도 문을 열어 바람만 쐬어도 수분이 될 수 있다.
수분이 된 커피 꽃은 커피 체리 열매가 된다. 커피 꽃이 체리가 되어 익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린다. 통상 북반구에서는 9월에서 3월에, 남반구에서는 4월에서 9월에 수확한다. 가을이 되면 이 친구도 빨간 커피 체리가 되지 않을까.
꽃이 막 핀 지금, 생각은 이미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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